[울릉도를 걷다] 2일차. 나만 알고 싶은 깃대봉 ( feat. 성인봉은 거들 뿐 )
[울릉도를 걷다] 0일차. 대풍헌을 지나 포항으로 향하다.
[울릉도를 걷다] 1일차. 울릉도, 첫 걸음을 딛다. (feat. 저동옛길, 행남등대, 행남해안산책로)
[울릉도를 걷다] 3일차. 수토사를 따라 걷다 _ 학포에서 태하, 태하에서 현포까지
2020.04.21
2일차. 성인봉에서 깃대봉까지
경로 요약 : 대원사 > 성인봉 > 알봉둘레길 > 깃대봉 > 추산 - 카페 울라
이 날은 성인봉이 아닌 깃대봉을 목표로 삼고 출발했었다.
봄의 성인봉이 궁금했고, 깃대봉에서는 어떤 모습이 기다릴지 궁금했다.
* 대원사 코스
가는 경로에 식당이 없어 점심을 준비해갔다.
도동의 독도분식에서 부지깽이 김밥을 사고 택시로 울릉보건소까지 갔다.
처음 가는 대원사 코스를 선택했다.
대원사 루트의 실체를 느끼고 싶어서 대원사 코스를 선택했다.
실제로 가보니 왜 사람들이 kbs중계소를 추천하는지 이해가 가더라
울릉보건소가 대원사 루트의 출발점이다.
이 곳에서 택시에서 내리고, 40분 동안 흙땅을 밟지 못했다.
그 이유는 약 1km가량 급경사를 걸어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첫인상을 남기고 싶으시다면 kbs 울릉중계소까지 택시타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대원사,
오른쪽으로 가면 성인봉으로 가는 등산로의 안내가 계속된다.
흙을 밟기까지 아래와 같은 경사가 계속 된다.....!
대원사 루트로 올라가는 동안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문이 없다...!!!!
** 흙을 밟다
40여분간 10도 이상의 경사를 지나면 막다른 길이 나온다
이 때부터 완만한 산행이 시작된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자...? 휴게터...? 가 등장한다.
여기서 한숨쉬고 출발하세요
이 후 kbs 중계소 코스와 만나게 되고 무리없는 산행을 할 수 있다.
흔들다리를 지나
팔각정까지 우회하는 코스로 변경되었다는 안내문이 있다.
겨울에는 우회하는 코스로 갔지만...길을 찾지 못해 다시 돌아왔었다.
이렇게 쉬운 코스였는데... 겨울 산행은 어렵다 ㅠㅠ
*** 팔각정에서 성인봉으로
팔각정에서 저동뷰를 보며 간식을 한 번 먹고 천천히 출발했다.
능선까지 올라갔다면 거의 성인봉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팔각정 부근을 기점으로 나무의 모습이 나뉜다.
4월의 성인봉은 겨울과 봄 중간에 있다.
중간중간 골짜기엔 눈이 남아있기도 하다.
정상 부근엔 아직 눈이 내렸다.
성인봉으로 가는 길엔 다양한 나무의 모습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천천히 능선에 도착하면, 성인봉까지는 쉬지 않고 갈 수 있다.
**** 성인봉을 다시 만나다.
성인봉에 오르기 20m전 마음가짐을 재정비하고
다시 만난 성인봉.
지난 겨울엔 눈보라에 앞이 안보여서 무서워서 못간 성인봉 전망대까지 갔다.
성인봉 전망대는 성인봉 표석 뒤편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면 있다.
사람이 없었던 덕에 전망대에서 나리분지 뷰를 즐기며 점심을 먹었다.
이날 깃대봉까지 가는 루트를 생각했기에 서둘러 내려갔다.
***** 성인봉 원시림은 우리가 지켜야 할 천연기념물입니다.
성인봉에서 나리분지 방향으로 내려갈 때는 데크 계단이 많다.
하지만, 기분좋게 내려가고 있던 이날...
성인봉 아래 성인수 약수터 부근.......
개념을 육지에 두고 오신, 나이를 거꾸로 드신 분들을 만났다.
천연기념물인 성인봉에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 성인봉에서
버너를 이용하여 고기를 구워먹는 말도 못할 광경을 보았다......
진짜 너무 짜증나고 화가 났다.
알봉이 보이는 전망대까지 즐기지 못하고 내려왔다...
자연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쾌락에만 미친
사람들을 내 눈으로 보니 미칠 것 같았다..
나리분지 뷰로 간신히 화를 가라앉히고 내려왔다.
신령수 부근 남부지방산림청 번호(울릉국유림사업소장 054-791-1552)로 신고를 했다.
( 담당자 분께서는 별도의 신고 양식은 없다고 하셨다. 드론을 활용한 현행범으로 잡는 방법이 생기길... )
대대손손 산신령님께 벌받으시길...
화가 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울릉도가 더 이상 상처받고, 훼손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더 오래 보고싶다.
이 울릉도를...
이 울릉도의 자연을...
****** 알봉 둘레길 시작
신령수 약수터부터는 나리분지 - 알봉 둘레길이 시작된다.
천천히 초록색 봄을 느끼며 차분한 마음으로 깃대봉으로 향했다.
성인봉을 거쳐 나리분지로 가기 위해 투막집 삼거리로 향했다.
투막집 앞에서 나리분지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너른한 평지에서 성인봉을 비롯한 다른 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투막집 삼거리에서 깃대봉방향으로 걸었다.
방해하는 이 없이
따사로운 햇살을 쬐며
천천히 걸었다.
울릉도의 벚꽃과 함께
******* 깃대봉으로 향하다
그 방향으로
그렇게 걷다보니 갈림길이 나타났다.
알봉둘레길은 평화로웠다.
산새는 지저귀고
산세는 웅장히 펼쳐져 있었다.
알봉과 미륵산, 송곳산 사이
도시락 먹고 누워있고 싶은 의자들이 있다.
공원같은 분위기 앞에 두 번째 갈림길이 있다.
추산방향과 깃대봉(평리) 방향
난 깃대봉 방향으로 향했다.
깃대봉으로 가는 길은 흙과 돌이 있다.
송곳산으로 불리는 만큼 커다란 바위들이 있다.
머리 위에 위치한 절벽과 바위들이 아찔함을 선사한다.
이 절벽같은 바위에서 떨어진 잔돌들이 길을 이루는 부분이 있다.
짧은 코스지만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야영장 방향에서의 접근도 가능하다.
알봉둘레길 입구부터 추산방향 으로 이동하다보면 위 갈림길이 나온다.
어느새 깃대봉 정상이 보였다.
올라가는데....
계속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른쪽으로 알봉과 나리분지가 아래에 있었다.
왼쪽으론 현포와 대풍감이 보였다.
올라서니
엄청난 파노라마 뷰가 펼져져 있다.
깃대봉에서 넋을 놓았다.
30분 가량 멍하니 주위 경관을 감상했다.
360도 날 둘러싸고 펼쳐져 있는 성인봉 줄기와 북면 바다 수평선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5분동안 각도를 달리하면 바라보았다.
다시 가고 싶다...
다음엔 저기서 점심먹어야지!
******** 추산의 카페
추산의 카페로 가기 위해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왔다.
낙석주의를 지나, 데크 계단이 나오면 깃대봉 등산로는 끝난다.
마지막 목적지가 있는 추산방향으로 향했다.
흙길이 끝났다.
가파른 내리막이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내몸을 이끌었다.
추산용출소와 추산교회, 성불사를 지나 천천히 걸었다.
성불사에서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풍경을 바라보며 한숨돌렸다.
마지막 목적지는 코스모스 리조트의 카페, 울라라는 곳이다. (카페 울라 후기 )
요즘 감성과 이쁜 인테리어, 메뉴는 '꼭 가야지' 라는 생각나게 했다.
코스모스 리조트는 건축가 김찬중 교수이 디자인하신 아름다운 곳이다.
가족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과 울릉도를 온다면 반드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송곳산 옆에 자리잡은 이 벼랑 끝의 대지를 처음 마주한 순간, 건축가로서 건물이 아닌 다른 그 무언가를 지어야겠다는 다소 역설적인 생각이 들었다. 수만년 동안 송곳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연의 고요하지만 역동적인 이야기들을 인간의 조작된 행위로 표현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이 건물과 이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우리가 통상 기(Energy)라고 부르는 자연의 흐름속에 조화롭게 머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천문기상대 컴퓨터의 도움으로 관측한 해와 달의 고요하고 신비로운 궤적을 고려하며 코스모스의 기본 형상을 창조하게 되었으며, 해당 부지를 둘러싼 신비로운 자연 현상들과 조우하기 위한 여섯개의 소용돌이형 가지들은, 각각 나름의 방식대로 그 안에 체류하고있는 인간과 자연을 기의 흐름안에서 연결할 수 있도록 건축되었다.
이것은 건물이기보다는 ‘기’를 담는 그릇이기를 바랬고, 우주와 지구의 자연 현상을 관조하고 느끼게 할 수 있는 일종의 천체 도구가 되기를 희망했다. Kosmos(Cosmos의 어원, 고대 그리스어)란 이름도 이러한 맥락에 기인한다. 최첨단의 디자인과 테크놀러지가 접목되어 탄생한 코스모스가 울릉도의 원시적인 풍광, 그리고 신비로운 힘과 반응하여, 오랜 동안 울릉도의 자연의 일부로 융화되기를 갈망해 본다.
김찬중 교수님의 인터뷰
http://www.thekosmos.co.kr/about
이곳에서 1시간 반 가량 노을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엔 오전에 와서 송곳산을 자세히 보고싶다.
오후엔 노을을!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추산.
(사실 울릉도의 서면, 북면 어디든 노을이 이뿌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해가 떨어지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버스 정류장에서마저 이런 뷰를 선사해주는 울릉도에 감사했다.
뚜벅이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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